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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음악이 만들어 낸 기적, 어거스트 러쉬

어거스트러쉬
August Rush, 2007

아름다운 음악 영화

영화 어거스트 러쉬는 보육원에 살고 있던 한 소년이 음악을 통해 부모님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한 편의 동화처럼 기적 같은 이야기로 스크린을 온통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 채운다. 1999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타잔으로 그래미 최우수 영화 음악상을 수상한 작곡가 마크 맨시나를 주축으로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세계적인 팝스타 존 레전드 등 수많은 최고의 뮤지션과 스태프들이 참여하여 아름답고 풍성한 음악들을 선사한다. 아일랜드 출신의 여성 감독 커스틴 쉐리단은 단편 영화를 시작으로 수많은 국제 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 다니엘 루이스 주연의 나의 왼발,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감독 짐 쉐리단의 딸이기도 하다. 주인공 어거스트 러쉬 에반 테일러 역의 영국 출신 배우 프레디 하이모어는 2004년 영화 네버랜드를 찾아서로 아역상을 비롯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고 함께 출연했던 배우 조니 뎁의 추천으로 2005년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출연하며 아역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기력으로 많은 비평가들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아역스타로 자리 잡았다. 이후 황금 나침반,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 아더와 미니 모어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2017년에는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미국 ABC 방송국 드라마 굿닥터에 출연하면서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굿모닝 베트남,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등 나열하기도 힘든 수많은 명작을 남기고 지금은 고인이 된 그리운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위저드 역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2018년 재개봉하여 다시 한번 국내 팬들의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바람 소리, 새소리, 파도처럼 일렁이는 푸른 들판에서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주인공 에반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운명 같은 사랑, 기적 같은 만남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부유하게 자란 유능한 첼로 연주자 라일라 노바첵과 락 밴드의 싱어이자 기타리스트 루이스 코넬리는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다시 만나기로 하지만 딸의 장래를 걱정하는 라일라의 아버지의 반대로 둘은 헤어지게 된다. 라일라는 임신을 하고 아버지의 반대에도 그녀는 출산을 결심하지만 유산이 되고, 그녀를 잊지 못한 루이스는 음악에 대한 열정마저 식어버리고 밴드를 그만두고 방황한다.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외롭고 공허한 시간을 보낸다. 에반은 어느 추운 겨울밤 어디 있는지도 모를 부모님을 찾아 무작정 보육원을 떠난다. 길거리를 헤매고 다니다가 공원에서 기타 치는 소년 아서를 만나 그가 살고 있는 아지트로 가게 되는데 이곳에는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이 가득했고 이런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위저드가 있었다. 여기에서 한국의 힙합 뮤지션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배우 구혜선이 깜짝 출연한다. 그날 밤,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기타를 만져보던 에반은 기타를 바닥에 뉘어놓고 손으로 두드리고 튕기며 천재적인 연주 실력을 보여준다. 그 광경을 목격한 위저드는 에반의 재능을 이용해 공원에서 연주를 시키며 돈벌이를 한다. 위저드는 지나가는 트럭에 쓰여있는 글씨를 보고 에반에게 어거스트 러쉬라는 새 이름을 지어준다. 라일라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에 찾아갔다가 11년 전 죽었다는 아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딸의 미래를 위해 아버지는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입양을 보냈던 것이다. 라일라는 아동복지과 제프리스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를 애타게 찾아다닌다. 어느 날 잠에서 깬 라일라는 아이가 음악을 들을 것 같다며 지난번 친구가 제안했던 뉴욕 필하모닉 협연 초청 공연을 하기로 결심한다. 여전히 라일라를 잊지 못하는 루이스는 라일라를 찾아 시카고로 간다. 전화도 하고 집 앞까지 찾아가지만 만나지 못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다시 밴드 생활을 시작한다. 한편 에반은 위저드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을 치다가 음악소리에 이끌려 어느 교회로 들어가게 된다. 에반의 천재성을 알아본 여자아이 홉과 목사님의 도움으로 줄리아드 음대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학교에서 천재성을 인정받아 센트럴 파크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뉴욕 필하모닉 콘서트에 초청받아 자신이 직접 작곡한 '어거스트 랩소디'를 연주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위저드에게 잡혀가 공원에서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연주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에반의 연주 소리에 이끌려 온 루이스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함께 기타를 연주하며 음악적인 교감을 나눈다. 서로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른 채 아버지와 아들의 운명 같은 첫 만남은 안타깝지만 여기까지였다. 세트럴 파크 공연이 있는 밤, 라일라는 첼로 연주로 재기에 성공하고 에반은 다시 위저드에게서 도망쳐 공연장으로 향한다. 그 시간 루이스는 공연을 끝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라일라의 이름이 적힌 콘서트 포스터를 보게 되고 센트럴 파크로 달려간다. 공연의 마지막 순서, 에반의 연주가 시작되고 그의 연주는 라일라와 위저드를 한 곳으로 이끌고 그들은 서로를 한 번에 알아본다.

음악은 우리 곁에 있다

개봉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어거스트 러쉬는 판타지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수많은 사랑과 인연이 존재하기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믿고 싶어 진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고 진부한 스토리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 모든 쓴소리들을 음악으로 잠재운다. 남들이 방해할 때도 있지만 사람들이 동화를 믿듯 저는 음악을 믿는다 라고 말한 에반의 대사처럼 말이다. 이 영화는 음악이 존재하는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명장면이 된다. 라일라의 클래식 연주와 루이스의 밴드 곡이 절묘하게 교차 편집된 장면에서 흐르는 Bach/Break 와 Elgar/Something inside. 루이스가 라일라를 처음 만났던 날 달빛 아래서 불러주었던 노래 Moondance. 에반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타와 오르간 연주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에반과 루이스가 기타를 치며 음악적 교감을 나누던 장면. 마지막 이 영화의 절정, 푸른 들판에서 들려오던 자연의 소리들부터 도심의 소음들까지, 에반이 거쳐온 모든 순간과 감정들을 담아낸 August's Rhapsody는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루이스 역을 맡은 배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평소 취미로 해온 밴드 활동으로 쌓아왔던 기타 연주 실력과 노래까지 모두 직접 불러 그의 음악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운명 같은 하룻밤의 만남으로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살아온 루이스와 라일라, 에반이 늘 믿어왔던 것처럼 그들은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끌었고, 서로를 만났고, 서로를 찾아냈다. 만나야 할 사람들은 꼭 만나게 된다. 이 이야기가 실현되는 순간의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