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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기묘한 가족, 좀비 코미디 한국 영화

기묘한 가족
기묘한 가족, 2019

어느 시골 마을에 바보 같지만 귀엽고 따뜻한 잘생긴 좀비가 나타납니다. 취향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한국 영화 기묘한 가족은 공포의 대상이었던 좀비를 사랑스럽게 표현한 가족 코미디 영화입니다. 독특한 설정과 코믹한 요소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됩니다. 다소 황당하고 유치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제 취향에는 맞았는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좀비 출현

시골의 마을에 박 씨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 만덕은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생전 아내가 가고 싶어 했던 하와이에 가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장남 준걸은 냉철하고 겁이 없는 여자 남주와 결혼했고, 그의 아내는 임신 중입니다. 준걸은 아내에게 꼼짝 못 하고 어리숙한 면이 있습니다. 둘째 아들 민걸은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실속은 없어 보이고, 회사에서 쫓겨나 집으로 돌아옵니다. 막내딸 해걸이는 어머니가 해걸을 낳다가 돌아가셔서 마음에 짐이 있지만 털털하고 씩씩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생활 형편이 어렵습니다. 만덕은 도로에 뾰족한 물건을 뿌려 놓고 지나가는 차의 타이어가 일부러 터지게 만들어 차를 고쳐주고, 차주로부터 많은 수리비를 뜯어내 돈을 법니다.

 

한편, 휴먼 바이오라는 기업에서 사람에게 실험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방송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좀비 하나가 맨홀을 통해 탈출해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로 들어오면서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의 이름은 쫑비입니다. 마을에 내려와서 만난 해걸이 지어준 이름입니다. 완전한 사람도, 좀비도 아닌 쫑비는 무섭지도 않고 바보 같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귀엽고 얼굴은 잘생겼습니다. 지나가는 마을 할머니들은 쫑비를 보고도 그냥 지나칩니다. 동네 아이들은 그를 거지라고 놀리기도 합니다. 무서운 개에게 쫓겨 하루 종일 도망 다니느라 쫑비는 바쁩니다. 길에서 쫑비를 만난 해걸과 민걸은 깜짝 놀라 도망치는데 쫑비는 민걸의 차에 부딪혀 하늘로 날아오르며 멀리 땅에 떨어지지만 다시 일어나 밤새도록 개를 피해 도망 다닙니다. 동네 아저씨들과 고스톱을 치고 나온 만덕은 화장실에서 쫑비를 보게 되고, 그를 혼내다가 이마를 다칩니다. 사람들은 만덕의 말을 믿지 않고 개에게 물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덕은 병원에서 광견병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기묘한 가족 이야기

밤이 되었는데 창고 안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가족들은 양배추를 먹고 있는 쫑비를 발견하고 물리치지만, 쫑비가 다시 살아나자 창고에 가둬버립니다. 그제야 가족들은 아버지가 쫑비에게 물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를 캠핑카에 가둡니다. 그날 밤 만덕은 몸에서 열이 나고, 다음날 아침 캠핑카 지붕의 창문으로 탈출하는데 아픈 곳 없이 멀쩡합니다. 심지어 얼굴과 몸도 젊어졌습니다. 만덕을 본 마을 아저씨들은 깜짝 놀라고 부러워하며 그의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애원합니다. 만덕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마을 아저씨들은 돈을 주며 젊어지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만덕은 젊어져서 기분도 좋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납니다. 기쁨도 잠시, 쫑비가 위험하다고 느낀 며느리 남주는 이빨을 모두 뽑아 버립니다. 만덕은 실망했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쫑비에게 틀니를 끼워 줍니다. 마을 아저씨들은 팔을 내밀어 일부러 쫑비에게 물리고, 모두 젊어지니 마을은 활기를 찾게 됩니다. 만덕은 모아둔 돈을 훔쳐 하와이로 떠나고, 가족들은 소문을 듣고 몰려온 사람들로 인해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가족들은 쫑비에게 캠핑카를 집으로 제공해주고, 어려웠던 주유소는 새로 정비해서 10년 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됩니다. 해걸이는 양배추를 최고로 좋아하는 쫑비를 양배추 밭에 데려갑니다. 쫑비는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합니다. 그녀는 옷을 사주고, 미용실도 데려가고, 중국 음식점에도 데려갑니다. 해걸은 그렇게 쫑비와 가까워지고 애정을 느낍니다. 이제 쫑비는 가족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둘째 아들 민걸은 실험 목적으로 쫑비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해걸은 쫑비에게 떠나라고 합니다. 쫑비도 해걸을 좋아해 떠나지 못하고 계속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민걸에게 발견되어 함께 버스터미널로 갑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둘씩 좀비로 변하고 마을은 난리가 납니다. 집에 있던 준걸과 아내, 해걸은 좀비를 피해 고군분투합니다. 남주는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출산을 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민걸은 폭죽을 가져와 좀비를 물리치려고 하지만 불꽃과 폭죽 소리를 듣고 더 많은 좀비들이 집으로 몰려들고, 쫑비도 집으로 돌아옵니다. 쫑비는 가족들을 탈출하게 도와주고 주유소를 불태웁니다. 형제들은 차에 캠핑카를 연결해 남주와 갓난아이, 해걸이를 데리고 무사히 빠져나옵니다. 안타깝게도 장남 준걸은 좀비에게 물리고 변하기 직전입니다. 때마침 하와이로 떠났던 아버지가 돌아오는데 면역력이 있어 멀쩡합니다. 면역이 있던 아버지는 준걸이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습니다.

6개월 후, 도시는 폐허가 되고 좀비의 세상이 됩니다. 가족들은 차를 타고 아버지를 이용해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 주고 다닙니다. 수많은 좀비들이 다시 살고 싶어 그들 앞에 나타나고, 민걸은 "줄을 서시오!"라고 외칩니다. 쫑비도 무사히 살아남아 박 씨 가족의 사위가 되었다는 기묘한 가족 이야기였습니다.

 

한국 코미디 영화

한국 영화계에도 좀비 열풍이 불었습니다. 천만 관객을 넘어섰던 부산행을 비롯해 반도, 살아있다 라는 영화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최근에는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다양한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묘한 가족은 좀비 영화라기에는 너무 가볍고 웃깁니다. 좀비에게 물리면 젊어진다는 설정이 참신합니다. 미국 영화 웜 바디스에서 주인공 R은 완전한 좀비가 되지 못하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국에 R이 있다면 한국에는 쫑비가 있습니다. 한국의 쫑비는 그보다 더 귀엽습니다. 쫑비는 채식을 하고, 특히 양배추를 좋아합니다. 케첩을 뿌려주면 더 좋아합니다. 무서워서 개를 피해 하루 종일 도망 다니고, 심지어 인간에게 이빨까지 모두 뽑힙니다. 하지만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박 씨 가족들을 지켜주고, 막내딸 해걸이를 좋아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어설프고 귀여운 좀비가 또 있을까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의 코미디 영화라 취향에 안 맞는 분들도 있겠지만, 단순하고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기묘한 가족을 통해 새로운 좀비의 모습을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