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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새로운 마블 영화의 시작, 이터널스

Eternals, 2021

이터널스는 마블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립니다.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 마블 히어로의 원조가 되는 이터널스의 탄생 배경과 세계관, 어벤저스 엔드게임이 끝나고 난 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특히 한국 배우 마동석이 캐스팅되면서 국내에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은 어벤져스의 마블에 익숙해져 있던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이터널스 배경

태초에 어둠뿐이었던 우주에 프라임 셀레스티얼 아리솀이 나타나고, 최초로 태양을 만들어 우주에 빛을 가져다줍니다.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고 번성하지만 돌연변이 포식자 데비안츠가 나타나 지적 생명체를 먹이로 삼습니다. 우주는 대혼돈에 빠지고 그는 데비안츠를 제거하기 위해 10명의 영웅 이터널스를 지구로 보냅니다.

10명의 이터널스

  1. 에이잭 : 이터널스의 리더로서 그녀는 부상당한 사람들을 치유해 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셀레스티얼 아리솀과 연결되어 긴 세월 동안 그의 명령을 수행하지만 인간들의 선한 면을 알게 되고 배신합니다. 하지만 아리솀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던 이카리스로 인해 목숨을 잃습니다.
  2. 세르시 : 물질을 다른 것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르시는 이카리스를 사랑하고 결혼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카리스는 그녀를 떠납니다. 세르시는 그가 떠난 이유를 모르고 기다리고, 현재에는 인간 데인 휘트먼을 사랑하고 박물관에서 일합니다. 에이잭이 죽은 후에는 이터널스의 리더가 됩니다.
  3. 이카리스 : 슈퍼맨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그는 10명의 이터널스 멤버 중 가장 뛰어난 전투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세르시를 사랑하지만 아리솀의 비밀을 지켜야 했기에 그녀를 떠나고 몰래 지켜줍니다. 하지만 임무에 책임을 다해야 했던 그는 다른 이터널스 멤버와 결투를 벌이고, 결국 태양에 몸을 던져 영원히 세르시를 떠나게 됩니다.
  4. 스프라이트 :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는 실물을 재연해 내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카리스를 짝사랑하고 평범한 인간을 동경합니다. 소녀로만 남아있는 자신의 모습이 싫었던 스프라이트를 세르시가 인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5. 테나 : 전쟁의 여신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뛰어난 전사입니다. 칼, 창, 방패 등의 무기를 소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기억 상실과 같은 매드 위리를 앓고 있지만 길가메시가 그녀 곁을 지켜줍니다.
  6. 길가메시 : 드디어 자랑스러운 한국 배우 마동석의 캐릭터를 소개합니다. 한국 영화에서 보여주었듯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 주먹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합니다. 요리 실력이 좋고 덩치에 비해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늘 테나를 지켜주지만 아쉽게도 데비안츠의 공격으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7. 드루이그 : 인간의 정신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들이 전쟁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그들을 조정해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평화롭게 생활합니다. 주관이 뚜렷해 다른 멤버들과 생각에 차이가 있어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멤버들과 합류합니다. 그리고 마카리라는 여자를 좋아합니다.
  8. 마카리 :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습니다. 마치 액스맨의 퀵 실버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보다 더 빠른 것 같습니다. 수화로 이야기하고 드루이그를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이터널스 멤버 중 가장 잘 어울리는 캐스팅인 것 같습니다.
  9. 파스토스 : 이터널스 멤버 중 가장 똑똑한 천재 기술자로 인류가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기술적인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인간이 좋은 기술을 나쁜 곳에 사용하는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같은 성을 가진 남자를 사랑하고 아이를 입양해 키웁니다.
  10. 칸고 : 손가락에서 광선을 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유명한 배우를 하며 인간들과 조화롭게 살아갑니다. 그가 이터널스 멤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집사 카룬이 늘 카메라를 들고 따라다닙니다.

 

지구로 온 이터널스

BC 5,000년.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필자가 학창 시절, 교과서 역사책 앞부분에 항상 등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렵과 채집을 통해 식량을 해결했던 구석기시대, 농경 생활이 시작되었던 신석기시대, 빙하기를 지나 점차 인류 문명이 발달합니다. 그중에서도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가장 발전된 도시 문명을 이루었던 곳입니다. 지구에 도착한 이터널스는 데비안츠를 제거하고 인간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인간은 점점 포악해지고 전쟁을 일으킵니다. 드루이그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던 자신들의 임무에 회의를 느끼고, 인간의 정신을 조정해 전쟁을 멈추게 하고 함께 떠납니다. 테나는 종종 기억에 이상이 생겨 이터널스를 공격하지만 길가메시가 그녀를 믿고 지켜주기로 합니다. 리더인 에이잭은 데비안츠를 모두 물리쳤으니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나자고 제안합니다. 훗날 다시 만날 때는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이야기하기로 합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현재.

이터널스는 전 세계로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셀레스티얼 이머전스를 위해 지구의 핵이 뜨거워지고 빙하가 녹자 얼음에 갇혀 있던 데비안츠가 깨어납니다. 지구가 위험에 놓이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이터널스가 다시 모이게 됩니다. 리더 에이잭이 죽고 세르시가 새로운 리더가 됩니다. 그리고 아리솀의 진짜 목적을 알게 됩니다. 우주는 끊임없이 순환되어야 합니다. 생명에는 끝이 있어야 또다시 새로운 생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주의 행성에서 모은 에너지로 새로운 은하계를 만들지 않으면 우주는 어둠에 빠지고 모든 생명체는 살 수 없게 됩니다.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서는 많은 행성의 생명을 희생시켜야만 합니다. 셀레스티얼은 10억 년마다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행성들을 숙주로 삼습니다. 또 하나의 셀레스티얼 티아무트를 탄생시키기 위해 지구라는 행성을 선택합니다. 지구의 핵에 씨앗을 심고 인간을 에너지로 삼아 티아무트를 키우게 됩니다. 지구의 인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필요한 숫자에 도달했습니다. 셀레스티얼이 태어나기 위한 이머전스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머전스가 시작되면 행성은 파괴되어 소멸됩니다. 이터널스의 리더 에이잭은 수많은 세월 동안 셀레스티얼의 이머전스를 도왔지만 이카리스를 제외한 다른 이터널스 멤버들에게는 비밀로 합니다.

 

이터널스는 아리솀이 프로그램한 고성능 로봇입니다. 애초에 생명이 없었기에 죽지 않았던 것이고, 이머전스가 일어나고 난 후에는 기억이 새로 리셋됩니다. 기존의 기억들은 데비안츠를 연구하기 위한 자료로 저장됩니다. 데비안츠를 만든 것도 아리솀입니다. 숙주가 있는 행성에 최상위 포식자들을 없애기 위해 만들었지만 설계의 결함으로 진화하게 되고, 에너지가 되는 지적 생명체를 공격하자 이터널스를 만들어 없애려고 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에 회의를 느낀 에이젝이 배신을 하자 이카리스는 그녀를 없애버립니다. 이터널스와 데비안츠가 싸우는 과정에서 길가메시가 희생되고, 생각이 다른 킨고는 이터널스를 떠나 자신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파스토스는 아리솀과 연결된 세르시의 몸속에 있는 구슬을 꺼내어 이터널스의 모든 정신을 연결하는 유니 마인드를 활성화시켜 이머전스를 막을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반대 입장에 서있는 이카리스와 스프라이트는 이머전스 실행을 위해 다른 이터널스 멤버들과 싸웁니다. 긴 싸움 끝에 세르시와 이터널스가 하나로 연결되고 새로운 셀레스티얼이 태어나기 전에 돌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카리스는 사랑했던 세르시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태양으로 올라가 자신의 몸을 던집니다. 마지막 남은 유니 마인드의 힘으로 세르시는 스프라이트를 인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아리솀은 셀레스티얼을 희생시킨 세르시, 파스토스, 칸고를 소환합니다. 그리고 이터널스의 생각대로 인간을 살려둘 가치가 있는지 다시 판단하고 심판하러 오겠다며 사라집니다.

 

  1. 쿠키 영상 : 소식이 없는 세르시, 파스토스, 칸고를 기다리며 항해 중인 테나, 드루이그, 마카리. 그들 앞에 친구들을 찾게 도와주겠다며 타이탄 행성의 왕자이고 타노스의 동생 에로스 스타폭스가 나타납니다. (스타폭스는 타노스와 반대되는 인물로 캡틴 마블과도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2. 쿠키 영상 : 현재 세르시의 남자 친구 데인 휘트먼은 자신의 집안의 역사가 복잡하다는 말을 남깁니다. 집에 돌아온 그는 오래된 상자를 열어 보는데 안에는 검이 들어있습니다. 검에 손을 대려고 하자 누군가가 나타나 준비가 되었냐고 묻습니다. (묻는 사람은 반은 인간 반은 뱀파이어인 블레이드라고 합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 블레이드를 다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블 영화의 새로운 시작

2021년 개봉했던 영화 이터널스는 혹평이 이어진 가운데 개인적으로 기대치를 낮추고 본 작품이라 볼만했습니다. 물론 10년을 이어왔던 기존 마블 캐릭터에 애정이 있던 1인으로서 조금 실망한 것도 사실입니다. 새로운 10명의 캐리터와 배우들이 다소 낯설었고, 강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기존 마블 시리즈에서 느꼈던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성격, 통쾌한 액션과 코믹한 요소들에 익숙해져 있던지라 부족함을 느꼈을지도, 아니면 어벤져스의 엔딩을 아직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릅니다. 뒤돌아 보니 처음부터 어벤져스의 모든 캐릭터들에 애정을 쏟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중에서도 같은 여성으로서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블랙 위도우 나타샤, 스마트한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귀여운 베이비 그루트는 처음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은 캐릭터도 있습니다.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그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감정을 이입하고,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더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다음 영화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이터널스 영화 속에서 어벤저스에 관련된 단어만 나와도 반가웠던 이유는 아직도 그들의 존재가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탓일 겁니다. 타노스가 인간의 절반을 없애려고 했던 사실을 이터널스도 알고 있었지만 인간사에 개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켜만 봐야 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타노스는 셀레스티얼의 이머전스를 막기 위해서였을까? 임무에 충실했던 이터널스의 한 멤버였을까?라는 의구심도 듭니다. 마블 코믹스를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고, 영화로만 접했기에 궁금한 점이 참 많아집니다. 마블의 세계는 100년을 바라봐도 모자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터널스도 새로운 시작에 불과합니다. 더 거대해진 마블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수많은 캐릭터 중 어떤 이들을 사랑하게 될지 설레기도 합니다. 아쉬웠던 이번 작품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마블은 여전히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