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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몬스터 콜, 어른들을 위한 동화 추천 영화

영화 몬스터 콜은 불우한 가정환경과 학교 폭력에 시달리며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어린 소년 코너가 몬스터를 만나 자아 성찰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내면과 현실을 당당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됩니다. 세 가지 동화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다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말해줍니다.

 

어른스러운 아이, 코너 오말리

12살 아이 코너 오말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 이불을 정리하고, 옷을 챙겨 입습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빨래를 하는 모습이 의젓한 어른 같습니다. 코너는 부모님이 이혼한 후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사랑스럽고 다정한 사람이지만 병에 걸려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코너는 매일 밤마다 똑같은 악몽을 꿉니다. 교회가 부서지고 땅이 갈라진 낭떠러지에서 엄마가 떨어지려고 합니다. 코너는 온 힘을 다해 엄마의 손을 꼭 붙들지만 결국 엄마의 손을 놓쳐버립니다. 그래서인지 코너는 늘 피곤해 보이고, 어둡고, 생각이 많아 보입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맞고 오기 일쑤지만 선생님이나 아픈 엄마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자주 집에 오지만 코너는 할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아픈 딸을 보는 게 마음 아프지만 겉으로 티 내지 않고, 냉철하고 현실적인 판단을 하고 행동합니다. 어린 손자 코너가 시키지도 않는 집안일을 하는 것을 보며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엄마의 병이 나을 거라고 믿고 싶은 코너에게 할머니는 약을 먹지 않으면 엄마는 죽는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코너와 함께 살려고 합니다. 아직 엄마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는 코너는 진실을 말하는 할머니가 싫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아빠는 엄마와 헤어지고 다른 여자와 함께 살고 있지만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코너를 가끔 찾아와 위로해 주기도 하지만 코너를 데려가서 키우기에는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몬스터의 세 가지 이야기

어느 날 밤, 엄마를 닮아 그림에 소질이 있는 코너는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언덕에 있던 거대한 주목나무가 살아나 코너를 찾아옵니다. 몬스터는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끝나면 네 번째 이야기는 코너가 감추고 있는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몬스터는 12시 7분이 되면 나타납니다.

1. 첫 번째 이야기 : 마녀와 왕자의 이야기

평화로운 왕국에 지혜로운 왕이 살고 있습니다. 적들에 의해 공격을 받아 아들 셋을 모두 잃고, 왕비는 충격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유일하게 남은 손자는 선하고 용맹하게 자라나고 백성들도 그를 믿고 사랑합니다. 왕은 손자가 어른이 되었을 때 젊고 아름다운 여인을 왕비로 맞이 하는데, 왕은 얼마 되지 않아 병에 걸려 죽습니다. 그러자 왕비가 왕을 독살한 마녀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왕자를 대신해 마녀가 왕위를 계승합니다. 마녀가 왕이 되자 나라는 점점 불안해져 갔습니다. 한편 왕자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농부의 딸과 사랑에 빠집니다. 마녀는 왕위를 유지하기 위해 왕자를 유혹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왕자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마녀를 피해 도망쳐 주목나무 밑에서 쉬게 됩니다. 아침에 깨어난 왕자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고, 사랑하는 여인은 죽어있었습니다. 왕자는 마녀가 그녀를 죽였다고 슬퍼하고, 이에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은 왕비를 몰아냅니다. 결국 왕자는 왕의 자리에 오르고 나라와 백성을 잘 다스리며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할아버지였던 왕은 나이가 들어 죽은 것이었고, 왕자는 마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백성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죽인 것입니다.

마녀와 왕자의 동화는 인간은 모두 절대 선이거나, 절대 악이 될 수 없다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간 지점에 있습니다. 엄마의 병세 악화로 코너에게는 두 가지 감정이 존재하게 됩니다. 엄마를 잃고 싶지 않은 간절함과 병마와 싸우며 고통스러워하는 엄마를 보내주고 싶어 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몬스터는 이 이야기를 통해 코너가 엄마에게 가지고 있는 나쁜 생각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코너의 할머니도 진실을 말한다고 해서 딸을 사랑하지 않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 두 번째 이야기 : 목사와 약제사의 이야기

세상이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옛날 방식 그대로 약을 만들어 팔고 있는 고집불통의 약제사가 있습니다. 마을엔 젊고 똑똑한 목사가 있는데 약제사의 낡은 약 제조 방식과 못된 성격을 비난합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약제사를 불신하게 됩니다. 아무도 자신의 약을 사지 않게 되자 약제사는 점점 포악해집니다. 언덕에는 약재로 좋은 원료가 되는 주목나무가 있는데 나무를 자르려고 하자 목사의 반대로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의 사랑하는 두 딸이 병에 걸립니다. 현대 의학으로도 손을 쓸 수 없게 되자 목사는 자신 때문에 내쫓긴 약제사를 찾아갑니다. 무엇이든 다 할 테니 딸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목사는 자신의 믿음까지 모두 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약제사는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떠나버립니다. 결국 목사의 두 딸은 하늘나라로 가게 됩니다.

목사와 약제사의 동화는 믿음을 버린 사람은 병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엄마의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믿음,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믿음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하지만 코너는 엄마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점점 믿음과 희망이 사라져 갑니다. 그로 인해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억눌린 감정들이 분노로 표출됩니다. 몬스터가 믿음을 잃어버린 목사의 집을 부숴버리자 코너도 같이 때려 부숩니다. 그런데 코너의 현실에 있는 집은 바로 코너의 할머니 집이었습니다. 거실을 박살 낸 코너를 본 할머니는 화가 나지만 코너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엄마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 내기 위한 코너의 몸부림일지도 모릅니다. 삶이 흘러가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헛된 희망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망가트리지 말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3. 세 번째 이야기 : 투명 인간 이야기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코너는 자신이 살아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다 하루는 자신을 괴롭힌 친구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당합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코너는 자신의 내면에 있던 몬스터를 불러내 폭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상대에게 각인시킵니다. 처음으로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던 나쁜 친구에게 분노를 표출합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정당화시킬 수 없지만 다행히 벌을 받지 않고 퇴학을 면합니다.

4. 네 번째 이야기 : 코너의 이야기

엄마의 건강은 악화되고 이제는 가족들이 그녀를 보내 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아직도 현실을 인정할 수 없는 코너는 엄마를 살려내라며 몬스터를 불러내 울부짖습니다. 코너의 감정은 극에 치닫습니다. 그런데 몬스터는 자신을 불러들인 것이 코너이고, 자신은 코너를 치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코너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진실을 말합니다.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던 코너, 엄마가 떨어지게 손을 먼저 놔버린 것은 코너였습니다. 엄마는 코너에게 병이 나을 거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코너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코너는 엄마가 죽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코너는 엄마와 함께 살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자신에게 내재되어있던 불안한 생각들과 꿈, 엄마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복합적인 감정들이 코너를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의 코너는 너무 지쳤고, 이 모든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나쁜 마음이 엄마를 죽게 만든 것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결국 악몽의 진실을 털어놓게 됩니다. 모든 것을 털어놓은 코너는 너무 지쳐 주목나무 밑에서 잠이 듭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죄의식에서 벗어나 현실을 받아들일 용기를 냅니다. 두려워했던 시간이 다가오고 코너는 엄마를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 마음 가장 깊은 곳의 진심, 엄마가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엄마품에 안겨 눈물을 흘립니다. 12시 7분, 몬스터가 나타났던 시간에 엄마는 코너의 곁을 떠납니다. 엄마가 떠난 후 코너는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됩니다. 할머니는 엄마가 쓰던 방을 코너에게 내어줍니다. 방안에는 엄마와 할아버지의 사진들이 있고, 책상에는 엄마가 그렸던 그림이 놓여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엄마와 몬스터가 있고, 몬스터가 코너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몬스터는 자신이 불러낸 존재이기도 했고 할아버지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엄마가 코너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자신의 이야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추천 영화, 몬스터 콜

몬스터 콜은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라고 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싸우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또 이별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들은 상처를 받고 힘들어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내 안의 고통을 들여다 보고 자신에게 솔직해지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늘 착할 수도, 늘 나쁠 수도 없는 이중적인 면을 갖고 있습니다. 나쁜 생각을 한다고 해서 창피해하거나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몬스터 콜은 세 가지 동화 이야기를 몽환적인 수채화 기법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과 진심, 믿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힘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치려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다 그런 거라고,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라고 위로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을 때, 우리 스스로에게 자유로워질 수 있고, 좀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영화 몬스터 콜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서툰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