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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포드 v 페라리, 스포츠카 경기 감동 실화 영화

포드 v 페라리
Ford v Ferrari, 2019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두 자동차 회사가 지옥의 경기 르망 24시에 출전하여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칩니다. 스크린을 압도하는 사운드와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은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자동차에 대한 열정 하나로 불가능에 도전하는 두 남자 캐럴 셸비와 켄 마일스의 두려움 없는 도전과 끈끈한 우정을 그린 감동 실화입니다.

 

포드, 페라리에 도전하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 포드는 판매량 감소로 매출을 촉진시키기 위해 파산 위기에 놓인 스포츠카 1위 기업 페라리와 인수 합병을 추진합니다. 합병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페라리 회장은 모욕적인 발언과 함께 합병을 거부하고, 이에 화가 난 포드 회장 헨리 포드 2세는 페라리를 꺾기 위해 최고의 스포츠카를 만들어 르망 24시 레이스에 참가하라고 지시합니다. 르망 24시는 매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기로 24시간 동안 밤낮으로 쉬지 않고 달려야 하기 때문에 차량의 뛰어난 성능과 레이서의 철인적인 체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영화를 통해 이런 경기가 있었는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스포츠카를 만들거나 경주에 참가한 적이 없는 포드는 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르망 24시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던 자동차 디자이너 캐럴 셸비를 영입하고, 셸비는 켄 마일스를 레이서로 영입합니다. 셸비는 최고의 레이싱카를 개발하기 위해, 마일스는 그 차를 몰기 위해 한 팀이 되어 페라리를 뛰어넘기 위한 뜨거운 도전이 시작됩니다. 둘은 한심하게 싸우기도 하고 또 금방 화해도 하며 조금씩 서로에게 신뢰를 쌓아갑니다. 운행 테스트 과정에서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차량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지만 무사히 위기를 넘깁니다. 그러던 중 켄이 포드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탐탁지 않아했던 포드 부사장 비비는 켄을 버리라고 셸비의 사무실을 찾아오지만 셸비는 문을 잠가 부사장을 가둬버리고, 포드 회장을 차에 태워 겁을 주며 설득해 켄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합니다.

 

영화 속 두 남자

캐롤 셸비 역의 맷 데이먼

스마트하고 추진력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는 캐롤 셸비는 실제 공군 파일럿 출신이었습니다. 레이싱에 도전하여 페라리를 꺾고 최고의 레이서로 명성을 쌓았지만 심장질환으로 은퇴 후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캐롤 셸비 역은 맷 데이먼이 맡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을 다니고 문학에도 재능이 있었던 맷 데이먼은 영화 '굿 윌 헌팅'의 각본을 직접 쓰기도 했습니다. 연기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적인 대외 활동도 활발하고 이어가고 있는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는 그의 실제 모습과도 잘 맞는 캐스팅인 것 같습니다.

 

켄 마일스 역의 크리스찬 베일

고집불통에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성격의 켄 마일스는 차에 대한 열정과 능력만큼은 최고입니다. 켄 마일스는 탱크를 운전하던 육군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전쟁에 참여해 큰 성과를 낸 전쟁 영웅이었고, 전역 후 자동차 정비소를 열었지만 운영이 어려워 압류를 당할 처지에 놓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자동차 경기 참가 제안을 받게 됩니다. 켄 마일스 역은 우리들의 영원한 배트맨 크리스찬 베일이 맡았고, 그는 거침없고 광기 넘치는 켄 마일스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냅니다. 전작품 영화 '바이스'에서 살을 20kg 이상 증량했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또 포드 v 페라리에서 핼쑥한 모습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영화 '머시니스트'에서 그는 자그마치 50kg을 감량한 적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찍을 때마다 몸을 혹사시키는 것 같아 오랜 팬으로서 한편으로 썩 즐겁지 만은 않습니다. 연기도 좋지만 제발 건강도 챙겼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침없는 질주

셸비의 노력으로 켄 마일스의 위험한 레이싱이 시작됩니다.

데이토나 24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는데 포드 부회장 비비는 회사 방침을 문제 삼아 7000 RPM 이상으로 달리지 못하게 제한을 걸어 버립니다. 하지만 셸비는 켄을 향해 7000 RPM 이상으로 미친 듯이 달리라는 푯말을 높이 들어 올리고, 켄은 기다렸다는 듯이 질주하여 역전승을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르망 24시가 시작됩니다. 시작부터 켄의 차량 운전석에 문제가 생겨 두 바퀴나 뒤쳐지지만 셸비와 팀의 신속한 대응과 켄의 실력으로 1위를 달리고 있던 페라리를 바짝 뒤쫓습니다. 어느덧 밤이 되고 비까지 내립니다. 날이 밝아오고 페라리와의 승부는 계속 이어집니다. 켄은 동물적인 감각과 과감한 실력으로 드디어 1위로 역전합니다. 이때 부사장 비비가 회장에게 포드 차가 1위에서 3위까지 나란히 결승전에 들어오게 해서 멋있는 그림을 연출하자는 어이없는 제안을 합니다. 셸비는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제안에 응하지 않고 켄의 선택에 맞깁니다. 회사의 요구에 상관없이 켄은 랩타임 기록을 경신하며 달리고 관중들은 마일스를 연호합니다. 하지만 켄은 속도를 줄이고 다른 포드차를 기다리며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하지만 한 선수가 출발지점이 더 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우승을 도둑 맞고 2위를 차지합니다. 셸비는 미안해 하지만 켄은 레이싱이 더 중요한 거라며 좋은 차였고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오히려 셸비를 위로합니다. 시간이 흘러 켄은 테스트 운행 중 차가 폭발하여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 합니다. 다행히 영화 엔딩에는 전 세계 레이싱 팬들의 인정을 받아 켄 마일스는 모터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고 합니다.

 

포드 v 페라리 감동 실화

최고의 파트너가 된 셸비와 켄은 레이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련을 겪습니다. 켄에 대한 경영진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셸비는 켄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설득합니다.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가는 강한 추진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켄의 의견을 수용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켄은 그런 셸비의 노력과 마음을 알기에 마지막 승리의 순간 그를 위한 멋있는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너무도 다른 둘이 서로를 변화시키고 신뢰와 우정을 쌓아 나가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영화의 후반 르망 24시 포드 v 페라리 질주는 거의 20분가량 계속됩니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엔진 소리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레이싱 장면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이 박진감 있게 펼쳐집니다. 켄 마일스는 질주하는 어느 순간 정점에 도달하며 차와 자신과 모든 세상이 하나가 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차를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도 그 기분이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몰입감을 안겨줍니다. 일반 사람은 평생 느껴 볼 수 없는 목숨을 건 레이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셸비와 켄, 두 사람의 시너지는 감동을 넘어 부러운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하지만 공정해야 할 스포츠 경기가 현재에도 마찬가지로 부와 권력,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되어 근본적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자동차 경기의 스릴 있는 현장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영화 포드 v 페라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