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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퍼들스, 디즈니 플러스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퍼들스
출처 :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잘 알지 못했던 단편 영화들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장편 애니메이션을 리뷰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생각보다 단편을 소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즈니의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야기들, 짧지만 임팩트 있는 단편 영화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디즈니 플러스의 단편 애니메이션과 함께 마법 같은 시간을 보내보아요.

 

자크 패리쉬의 퍼들스

단편 영화 퍼들스는 자크 패리쉬(Zach Parrish) 감독의 2020년 작품입니다. 자크 패리쉬는 2014년 작품 빅 히어로의 애니메이션 총괄 책임자였고, 라푼젤, 주토피아, 모아나,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2 등 수많은 작품들에서 애니메이터로 활약했습니다. 최근 라야와 마지막 드래건 오프닝에 상영되었던 단편 Us Again에서도 감독을 맡아 멋진 춤과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퍼들스는 모험심 가득한 소년 노아가 환상적인 세계로 가는 통로를 발견하는 이야기입니다. 감독은 조카 노아의 끝없는 상상력에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초등학교 옆에 살고 있어서 아이들이 수업을 마치고 학교에서 나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감독은 캐릭터 스카일러를 통해 휴대폰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스카일러와는 대조적인 활동적이고 상상력 풍부한 조카 노아의 모습을 이야기로 연결시켰습니다. 제목이 퍼들스인 만큼 물웅덩이를 표현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디즈니의 재능 있는 3D 이펙트 아티스트가 있었기에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했습니다.

 

환상의 세계로 통하는 웅덩이

비가 그친 어느 도시의 집 앞에는 빗물이 여기저기 고여있습니다. 귀여운 소년 노아는 신이 나서 누나 스카일러와 함께 밖으로 나옵니다. 신이 난 노아와는 달리 스카일러는 핸드폰을 보는 것에 푹 빠져있습니다. 노아는 물이 고여있는 모습을 용암이라고 상상하며 물웅덩이를 피해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스카일러와 함께 놀고 싶지만 그녀는 계단에 앉아 한시도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한참을 뛰어놀던 노아는 웅덩이에 빠지고 맙니다. 그런데 건너편 웅덩이로 뿅 하고 튀어 오릅니다. 놀란 노아는 물웅덩이에 얼굴을 담그고 안을 들여다보더니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웅덩이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즐거워합니다. 강아지도 함께 데리고 들어갑니다. 자신이 본 것을 공유하고 싶은 노아는 자신을 봐달라고 계속해서 스카일러를 외칩니다. 아무리 이름을 수십 번을 외쳐도 스카일러는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답답해진 노아는 스카일러의 핸드폰을 빼앗아 웅덩이에 빠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웅덩이 안으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웅덩이 안에는 커다란 고래와 물고기 떼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환상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스카일러는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그녀의 눈앞에 커다란 고래가 나타나자 스카일러는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고 합니다. 그러자 물고기 한 마리가 다가와 핸드폰을 꿀꺽 삼켜버립니다. 엔딩 크레디트에는 두 사람이 환상의 세계에서 물고기들과 어울려 즐겁게 노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상상의 세계로 빠져보세요!

미국과 마찬가지로 요즘 한국 아이들의 모습은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나의 조카도 하루 종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합니다.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핸드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출근하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회사에서도, 밥을 먹을 때도, 퇴근하는 길에도, 심지어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도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 못합니다. 수면시간이나 운동량도 줄어들고 인간관계도 점점 단절되고 있습니다. 핸드폰이 없으면 정서적인 불안증세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화 퍼들스에 나오는 스카일러는 핸드폰에 중독된 요즘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환상의 세계로 들어갔을 때 마저 스카일러는 신기한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SNS에 중독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물고기가 와서 핸드폰을 꿀꺽 삼켜버리는 장면은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물고기는 마치 핸드폰에 빠져 주변의 소리도 듣지 못하는 아이의 핸드폰을 빼앗아 가는 엄마 같은 존재로 보이기도 합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친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뛰어놀던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노아는 스카일러를 디지털 세상에서 자연으로 안내하는 치유자처럼 느껴집니다. 노아 덕분에 스카일러는 핸드폰 없이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오늘만큼은 우리도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간다던지, 나만의 상상의 세계로 빠져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 줄 마법 같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한다면 더욱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단편 애니메이션 퍼들스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