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코미디 액션 어드벤처

해적 : 바다로 간 산적해적 : 도깨비 깃발
해적, 2014 & 해적, 2020

영화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은 2014년 이석훈 감독의 작품으로 배우 김남길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았고 두 사람은 2013년 드라마 상어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영화 해적에서 김남길은 산적이 되고, 손예진은 해적이 되어 상어가 아닌 고래를 잡으러 갑니다. 조선의 국새를 고래가 삼키자 산적과 해적이 국새를 찾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코믹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산적과 해적의 사연

1388년.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는 압록강 하구 위화도. 이성계 장군은 정권을 잡기 위해 위하도 회군을 명하고 이에 장사정(김남길)은 반기를 들다 자신을 지키려던 부하 중근이 상관이었던 모흥갑의 손에 죽게 됩니다. 화가 난 장사정은 모흥갑과 결투를 벌이고 모흥갑은 한쪽 눈을 잃고, 장사정은 자신을 따르던 무리와 함께 산으로 들어가 산적이 됩니다. 해적의 우두머리 소마는 부정한 관리들과 결탁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하지만 재산을 독식하는 욕심 많은 사람입니다. 부하들을 하찮게 여기고 재산을 나누어주지도 않습니다. 관리들의 승진을 위해 자신의 부하를 팔아넘기려 하자 여월(손예진)은 소마에게 반기를 들고 결투를 벌이고 승리합니다. 소마는 밧줄에 묶인 채 바다에 뛰어들고 여월은 해적단을 이끌게 됩니다.

 

해적의 일원이었던 철봉(유해진)은 혼자 몰래 배에서 도망쳐 산으로 올라갔다가 장사정이 이끄는 산적 무리들에게 잡히게 됩니다. 철봉이 해적에서 산적으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장사정과 면접을 보는 설정이 재미있습니다. 자신이 대단한 인재라고 소개하지만 철봉은 허구한 날 뱃멀미를 하고, 생선은 비린내가 나서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해적 생활이 재미없고 체질에 맞지 않던 그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한 번은 산적을 해봐야지 않겠냐고 말합니다. 철봉이 오갈 데 없는 신세라고 불쌍하게 여긴 장사정은 그를 서열 30위 막내로 받아줍니다. 철봉은 윗사람들에게 구박받고, 얻어터지고, 밥도 하며 더 불쌍한 생활 합니다. 산적 생활 3년째, 장사정과 무리들은 산적질 한 번 제대로 못해 따뜻한 밥과 국 한 끼도 못 먹는 배고픈 산적입니다. 어설픈 실력으로 돈을 훔치려다 관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착한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고 산다는 것 역시 체질에 안 맞는 일인가 봅니다.

 

국새를 삼킨 고래

한편, 이성계는 명나라로 사신 한상질을 보내고, 명나라 황제는 새로운 조선에 국새를 내리는데 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새끼 고래가 나타나자 활을 쏘고, 이에 화가 난 어미 고래가 배를 덮칩니다. 배는 박살이 나고 바다에 빠진 국새는 고래가 삼켜버립니다. 국새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말하면 죽임을 당할 것을 걱정한 한상질과 정도전은 해적의 습격을 받아 국새를 강탈당했다고 이성계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이성계는 전군을 동원해 산적과 해적대를 토벌하고 보름 안에 국새를 찾아오라고 명합니다. 정도전은 모흥갑을 불러들여 고래를 잡아 국새를 꺼내오라고 명합니다. 하지만 고래를 잡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흥갑은 해적 여월을 찾아가 고래를 잡아오라고 명하지만 여월은 고래는 용왕님이 보낸 사자이고 영물이라며 이를 거절합니다. 모흥갑은 말을 듣지 않으면 해적들의 가족과 그들을 도운 마을 사람까지 모두 죽일 것이라며 협박하며 열흘 안에 잡아오라고 합니다. 여월은 어쩔 수 없이 명을 받아들이고 고래를 잡을 무기를 구하러 벽란도에 있는 박모를 만나러 갑니다. 때마침 장사정과 스님도 산적들을 관군에게 팔아넘긴 박모를 만나러 왔다가 고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여월의 일행과 마주칩니다. 산적과 해적의 첫 만남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장사정과 스님은 부하들에게 고래가 삼킨 국새 이야기를 해줍니다. 바다를 제대로 본 적도 없는 산적들은 고래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하고, 서열 2위 춘섭은 차마 장사정에게 대놓고 화를 내지 못하고 스님과 다른 동료들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전직 해적이었던 철봉은 그들을 비웃으며 바다와 고래에 대해 설명해 주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사정이 국새만 찾으면 평생 호강하며 살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진 부하들은 고래를 잡을 화포를 구하러 벽란도로 갑니다. 여월 역시 화포를 구하러 왔다가 장사정에게 화포를 도난당합니다. 이제부터 산적과 해적들의 화포를 쟁취하기 위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위험천만한 액션들이 펼쳐집니다. 화포를 수레에 싣고 도망가는 산적, 마치 놀이공원 후룸라이드를 연상하게 하는 급류를 타고 산적을 뒤쫓는 여월. 덕분에 마을은 아수라장이 되고 장사정과 여월은 관군에게 포위당하지만 장사정이 몸으로 활을 막아 여월의 목숨을 구합니다. 산적들과 해적들은 각자 화포를 가지고 고래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고, 바다에 빠져 죽은 줄 알았던 소마는 살아나 배에 무기를 싣고 여월을 잡으러 갑니다.

 

바다로 간 산적

바다에 도착한 산적은 작은 배로 고래를 잡으로 나갔다가 상어를 만납니다. 상어가 배를 공격하자 장사정은 작살을 던져 상어의 몸에 명중시키는데 힘센 상어가 배를 끌고 엄청난 속도로 전력 질주하고, 장사정은 화포를 쏘아 죽입니다. 그들은 고래를 잡은 줄 알고 좋아하지만 철봉이 또 비웃습니다. 뭍에 도착한 산적들은 허무해하고, 스님은 술병 모양을 한 화포를 술인 줄 알고 마시려다 뚜껑이 열리지 않자 던져버리는데 배가 화포에 맞아 폭발합니다. 배를 잃은 산적들은 결국 군선을 훔치러 가기로 합니다. 배를 몰아야 했던 철봉은 졸지에 서열 꼴찌에서 2위로 등극하고, 산적들은 훔쳐갈 배만 남겨 놓고 모든 배를 불태웁니다. 그곳에서 장사정은 모흥갑과 마주칩니다. 배를 잃고 화가 난 모흥갑은 평범한 마을을 해적 마을이라고 속여 사람들을 처단하고 소마와 협력해 고래를 찾으러 갑니다. 장사정 일행도 훔친 군선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난생처음 보는 커다란 고래를 만나 놀라기도 합니다.

여월은 고래를 찾지만 어미고래와 새끼 고래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망설입니다. 부하들의 부추김으로 고래를 잡으려던 찰나, 소마가 나타나 배에 화포를 쏩니다. 소마와 여월의 배가 대치중인 상황. 두 배 사이로 장사정의 배가 나타나고 양쪽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소마가 승리하고 여월은 자신을 돕던 장사정과 함께 물에 빠집니다. 그런데 거대한 어미 고래가 여월의 팔찌에 달린 방울 소리를 듣고 죽어가던 두 사람을 섬에 데려다 놓습니다. 여월은 어릴 적 그물에 걸린 고래를 살려 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여월은 엄마가 주신 방울이 달린 팔찌를 차고 있었습니다. 고래가 그 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고래는 착한 사람과 바쁜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영물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섬에서 깨어난 장사정은 여월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호감을 보이면서 보여주는 썸 타는 장면들도 무척 재미있게 표현됩니다. 다행히 전투에서 무사했던 스님이 배를 몰고 그들을 태우러 오고, 장사정과 여월은 동료들을 구해내고 각자의 길로 갑니다. 그런데 쑥대밭이 된 마을을 본 장사정은 모흥갑의 소행임을 알고 다시 바다로 나갑니다. 안타깝게도 어미 고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해적과 산적은 힘을 합해 소마와 모승갑 일행들을 물리칩니다. 장사정에 의해 고래가 국새를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성계는 고래를 잡겠다고 백성을 희생시킨 대신들을 문책하고 명나라로 가서 재협상을 하라는 명을 내립니다. 산적과 해적, 장사정과 여월은 함께 배를 타고 다시 항해를 시작합니다.

 

해적 1편, 해적 2편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은 관객수 860만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합니다. 배우 김남길은 드라마 명불허전, 열혈 사제를 통해 코미디와 정극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는 웃음기를 싹 뺀 따뜻한 마음을 지닌 프로파일러 역을 맡아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손예진은 드라마, 멜로, 스릴러, 사극, 액션까지 섭렵하며 변함없는 아름다운 미모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두 주연 배우들의 합도 좋았지만 조연들의 활약도 빛납니다. 해적에서 산적으로 직업을 바꾼 철봉 역의 유해진, 그는 코미디 연기에서는 우리나라 서열 1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스님 역의 박철민, 둘과 매일 티격태격하는 춘섭 역의 김원해, 든든한 여월의 오른팔 용갑 역의 신정근, 주연 배우들이 주고받는 재치 있는 대사들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흑묘 역의 설리의 예쁘고 풋풋한 모습을 다시 보니 아직도 안타까운 마음에 코끝이 찡해집니다. CG 기술이 어색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고생이 엄청 많았겠구나 싶을 정도로 새롭고 다양한 액션신들을 선보입니다.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은 유머와 오락성을 두루 갖춘 작품입니다.

그로부터 8년 후, 2022년 1월 26일 해적 : 도끼의 깃발이 곧 개봉합니다. 해적 2편은 235억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쩨쩨한 로맨스와 탐정 : 더 비기닝을 만든 김정훈 감독과 배우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등의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해적 2편은 고려를 배경으로 의적 두목 무치(강하늘)와 해적선의 주인 해랑(한효주)이 왕실의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고 합니다. 해적 1편의 배우들, 산적과 해적이 함께하는 그들의 다음 항해를 기대했기 때문에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해적의 모습과 1편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1편의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해봅니다.